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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실감은 안나지만 도착. 영국은 입국심사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하죠. 사실 대한항공쪽에서 목숨이 간당간당한 일처럼 호들갑을 피워서 돌아오는 티켓도 챙기긴 했지만 그거 없어도 충분히 뚫을 자신은 있었어... 오히려 보다 걱정되는 건 규정치 잔뜩 초과의 담배였지만 이것도 뭐 내 꼴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별로 가방속이 궁금한 타입은 아니란걸 생각하면 별 거 아니죠. 예상대로 질문 몇개 하지 않고 패스. 얼마나 있을거냐, 왜 왔냐, 학생이라면 뭘 전공하냐, 영국에 와본적 있냐, 끝. 심지어 유로스타 보여달란 말도 없었고 돈 얼마 있냐고 물어보지도 않았고. 아, 아, 아, 귀국 일정이 바뀌게 되면 예약한 거 취소하고 수수료 물고 어쩌고 저쩌고 꽤 귀찮을텐데...

입국심사 줄이 꽤 길어서 기다린 탓이었는지 짐을 찾으러 가자마자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돌고있는 내 40l짜리 요통 유발 주효 요인을 발견. 끙차, 하고 들춰매고 휘청거리면서도 저벅저벅 대책없는 당당함으로 빠져나왔죠. 아무도 가로막거나 하질 않아서 대체 세관검사하는 사람이 어디 있긴 있었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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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러가는 도중에 화장실을 찾아 지상으로 올라가서. 칸 안으로 들어가서 가방 두 개를 대대적으로 뒤집어 엎었음. 비행기 안에 들고 탈 수 없는 물건들을 싹 몰아서 큰 배낭에 넣어놓기도 했었고 손에 들고 나온 여권이니 지폐를 제자리에 돌려놓기도 해야했고 무엇보다 담배가 걸리는걸 막기 위해서 여기저기 분산해두느라 온통 헤집어놓은 걸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말이에요. 간신히 내부 공사를 마치고 큰 배낭과 힙색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면서 그나마 매기 어렵잖은 최적의 자세를 찾은 뒤 의기양양하게 걸음을 내딛...기에는 너무 무겁긴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