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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이가 보이고 템즈강은 흐르고. 저 런던 아이가 최대 규모 대관람차라고 하던데, 저 타원 모양 관람통은 가까이서 보니 좀 웃긴 모양. 한 통에 25명씩 집어넣는대요. 그럼 로망이 없잖아, 대관람차의 로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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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좀 그쳤나 싶더니만 강변을 따라 걸어내려갈 수록 폭풍이 휘몰아쳐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난 지하철역으로 들어왔음. 원래는 옷을 좀 더 껴입고 우산이나 들고 다시 나올 생각이었는데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몸이 걷잡을 수 없이 후들후들 떨리고 머리가 핑 돌길래 살펴보니 어느새 속옷까지 흠뻑 젖은 상태라서 이거 안되겠다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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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데일 것처럼 뜨거운 물로 오랫동안 샤워를 하고. 감기약을 먹어야 할텐데 텅 빈속이라서 꾸물꾸물 저녁 준비.

물을 데워 티백을 넣고 우유를 듬뿍 넣어 끓인 자가 밀크티, 그리고 전날 풀잎에 토마토만 남겨둔 테스코 샐러드에 버로우 마켓에서 사온 염소젖 치즈를 쑹덩쑹덩 잘라 넣어서. 염소젖 치즈를 처음 먹어본 감상이라면 익숙해지지 않는 치즈 특유의 비린맛은 없지만 대신에 끝맛이 씁쓸할만큼 진해요. 덜 마른 미디엄을 사서 질감이 처덕처덕한 것도 나름 재미있어서 좋았고.

그리고 감기약 한 포를 뜯어 물 대신 테스코에서 사왔던 오렌지를 까서 알약을 넘기고,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가서 숙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