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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7시부터 10시까지는 샤워가 불가능. 인원수에 비해서 샤워실이 두개인가 밖에 없으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단이 날거에요. 본래 아침에 머리를 감는 성격인데다 시차때문인지 외국에 나가면 비교적 일찍 일찍 일어나게 되니, 에라, 그럼 7시 전에 일어나서 씻자 싶어서 알람을 6시 45분부터 5분 간격으로 여러개 맞춰뒀는데 첫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벌떡. 정말 이상하단 말이야, 한국에 있을때는 정오가 되도록 못 일어나는데... 어쨌든 씻고 아침식사하러 내려감. 시간이 일러서인지 식당에는 아무도 없고. 혼자서 토스트를 구워 뜨끈뜨끈할때 계란을 얹고, 시리얼에 우유를 붓고, 영국답게 쌓여있는 티백 중 하나를 뜨거운 물에 집어넣으면서. 식빵 모양이 저따위인건, 토스트기에서 끝이 걸렸는지 잘 빠져나오질 않아서 포크로 헤집다가.

오늘은 런던 워크를 따라갈 생각. 런던 워크는 일종의 유료 투어 프로그램인데, 두시간 정도 가이드를 따라다니면서 특정 주제와 관련있는 곳들을 탐방하는 거에요. 주제는 영국 박물관 투어나 셰익스피어와 디킨스부터 잭 더 리퍼까지 다양. 그중 비틀즈의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라는게 있어서 재밌겠다 싶었음. 애비로드 같은 곳은 한번 가보고는 싶었는데, 거기만 띵 다녀오느니 유료라도 곁들여 설명도 듣고 다른 곳들도 구경할 수 있는게 낫지 않겠어?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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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시, 토튼햄 코트 로드역 3번 출구에 가면 가이드가 팻말을 들고 서있다고 함. 11시길래 그전까지 침대에 콕 틀어박혀서 전날의 행적을 잊기전에 기록하고 뒹굴뒹굴 게으름을 부리다가 정신을 차리니 벌써 10시가 넘어가길래 급히 출발. 하늘은 맑고, 버스는 안와도 뭐 그래도 가까운 거리니까, 하고 별 걱정을 안했는데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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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드게이트역이 용산역처럼 같은 라인내의 분기점이 되는 곳이라, 토튼햄 코트 로드로 갈아탈 수 있는 리버풀 스트리트 역 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도 여러개의 열차가 한참 서있다가 랜덤으로 하나씩 출발해서 어디가 더 빠를지 알 수가 없어... 그래서 그냥 가까운 열차에 들어앉아서 안달복달 못하면서, 대체 이건 언제나 출발하나 마음을 좀 졸였지. 리버풀 스트리트역에 내려서는 두두두 달려서 갈아타고. 뭐, 사실 크게 걱정은 안되었던게 사람 통솔하는 일이니 11시가 되자마자 출발하진 않을거 아냐. 그렇지만 설마라는 게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