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바로 앞에 초등학교도 있고 직업 알선소도 있어서 재밌는 분위기에요. 돌아오는 길, 손녀의 손을 잡고 천천히 산책하는 랍비 아저씨를 가로질렀지. 묵는 방. 이층침대가 4개인 8인실중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있는 침대. 좋아하는 이케아의 철재침대지만 매트리스 스프링이 너무 근성이 없는 건 좀 흠. 나야 등만 대면 잠드는데, 좀 예민한 분들은 깊게 잘 수가 없다고 불평하기도 하더만.
하루 16파운드라는 대단히 착한 가격에 간단한 3식을 제공해요. 런던 민박집들은 대개 하루 3끼의 한식을 제공해주는것 같은데 한식이 아니라 저렴한 것 같음. 아마 런던 한인민박 중에서는 가장 싼 것 같은데. 굳이 밥에 목숨 걸지 않는 성격인 나한테는 딱 맞음. 혹은 반대로 런던까지 와서 한식이 무슨 말이냐, 맛있는 런던밥
(런던 밥은 절대 맛있지 않지만)을 하루 네끼 먹어도 모자란데! 라는 분에게도 추천. 방도 깨끗한 편이고 개인용 슬리퍼도 줍니다. 폭신폭신.
그외에도 건조기능은 없지만 세탁기도 맘껏 사용할 수 있고 취사도 가능하고 무선 인터넷도 쓸만해요. 웬만한 유스호스텔보다 가격면에서도 서비스 면에서도 뒤쳐지지 않으니 아마 떠나기 전에 미리 호스텔을 예약해둔 날만 제외하면 여기를 거점삼을 것 같아. 뉴욕 민박의 가격과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꽤 감동이야.
그런데, 확실히... 혼자 밥을 먹으니 뭔가 부실해지긴 하는게 느껴지는고만. 혼자서 레스토랑을 가기 힘들고 (이건 혼자서는 머쓱하다느니 하는 기분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양과 가격의 문제) 민박집에서는 저녁으로 라면을 주기는 하는데, 매일 라면을 먹는게 내 건강에는 더 쥐약일 것 같아서. 매일 과일과 유제품은 꼭 챙겨먹어야겠다고 다짐인지 뭔지 비슷한걸 했음. 안지키면 혼내줘.